저는 나이 들어가는 게 참 좋아요.
왜냐하면,
그 세월이 저를 조금씩 바꿔주거든요^^
회사에서 어이없는 일이 있었답니다.
어떤 일로 짜증이 났는지
종일 툴툴거리던 한 언니가,
옆에서 같이 일하던 저에게 괜히
버럭 소리를 지른 거예요.
제가 잘못하거나 실수한 게 아니어서
주변 사람들도 "왜 소리 지르냐"며
말릴 정도였죠. 너무 당황스러웠어요.
예전같았으면 말도 안했을거예요.
어쩔 수 없이 마주칠때 인사나 하거나
일 관련 얘기만 딱딱하게 하고,
그 외엔 철벽처럼 벽을 쌓았겠죠.
그런데
며칠 지나지않아 같이 일하던 중
어떤 물건이 급하게 필요했는데
저는 결국 못 찾았고,
그 언니는 한 번에 그걸 찾아온 거예요.
칭찬 한마디에 어색함이 풀렸어요.
제가 순간 웃으면서 말했죠.
"와, 어떻게 찾아오셨어요? 진짜 짱이다!"
그랬더니 그 언니도 오랜만에 활짝 웃더라구요.
덕분에 다시 편한 분위기가 되었죠.
사투리도 쎄게 쓰는데다가
언니 말투 자체도 쎄다보니
가끔은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,
일에 필요한 걸 빠르게 보고
잘 챙기는 장점이 있는 사람이었어요.
목소리가 부담스러운 언니도 있었어요.
항상 튀는 스타일, 목소리도 크고
썰렁한 농담도 잘 하는 언니였죠.
회의 막바지에 "질문 있으세요?" 하니까
"파마 어디서 하셨어요?"라고 묻는ㅋ
처음엔 너무 부담스러웠고,
같이 있으면 시선도 같이 받는 게
참 신경 쓰였어요. 솔직히 재미도 없었고ㅋ
그런데요,
목소리가 크고 발음이 또렷하니까,
일 하다가 어떤 내용을 전달해야 할 때
모든 사람에게 명확하게 잘 전달되더라구요.
중요한 얘기도 쏙쏙 귀에 들어오기도 하구요.
결국에 변한 건 사람이 아닌 저였어요.
제가 많이 달라졌다는 사실을
거의 실시간으로 느낀답니다.
그 언니들은 지금도 그대로예요.
여전히 말투는 쎄고,
여전히 실없는 농담을 큰 소리로 하죠ㅋ
하지만 그 사람을 바라보는
제 시선이 바뀌었어요.
예전엔 단점만 보이던 사람들이
장점이 먼저 보이기 시작했거든요.
예전 같았으면 쉽게 거리두고,
벽을 만들고, 마음속에서 선을 그으며
혼자 피곤하게 살았을지도 몰라요.
그런데 나이가 들면서
제 안의 모난 부분들이
조금씩 깎여나가는 것 같아요.
사람을 이해하는 마음이 커지고,
단점보다는 장점을 보게 되더라구요.
이런 변화가 저는,
세월이 제게 준 가장 따뜻한 선물 같아요.
그래서 저는 나이먹는게 참 좋답니다 :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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